유튜브를 보던 중 상당히 충격적인 내용의 영상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내용이 아닌 것 같아서 제 블로그에서라도 의견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외부 재생이 불가능해 링크로 대체합니다.)

 

요약을 하자면, ‘키트루다’라는 면역항암제가 있는데, 이 항암제는 기존의 항암제의 기전과 다르게 인간의 면역 세포의 항암 기전을 이용한 새로운 방식의 3세대 항암제로 기존에 치료할 수 없었던 많은 암 환자들이 이 면역항암제로 항암치료가 가능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부작용도 다른 세대 항암제들에 비해 적어 완치가 되지 않더라도 정기적인 항암 치료를 하면 일반인들과 같은 일상 생활이 가능할 정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대다수 면역항암제는 비보험 약품으로, 면역항암제뿐만 아니라 효과가 탁월한 많은 고가의 신약들이 아직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묶여있는 상황입니다. 위의 키트루다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이며 전액 본인 부담인 경우 3주에 약 570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초고가 항암제입니다.

이런 와중에 ‘신포괄수가제’라는 제도가 나왔고, 이 제도를 이용하면 중증, 희귀성 질환의 경우 일부 비보험 약물에도 보험 적용이 가능하게 되어, 키트루다에 신포괄수가제를 적용할 경우 3주에 30만원까지 경감할 수 있어서 보다 많은 암환자들이 키트루다 항암제를 이용한 치료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신포괄수가제가 개정된다고 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내년도 신포괄수가제 변경사항 사전안내 공문에서 각 의료기관에 희귀·중증질환에 쓰여 남용 여지가 없는 항목들을 전액 비포괄 대상 항목으로 결정했다” 라는 이유로 희귀약, 2군항암제·기타약제, 사전승인약제, 초고가 약제·치료재료, 일부 선별급여 치료 등을 전액 비포괄 처리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이에 따르면 키트루다는 2군 항암제이기 때문에 여기에 포함되며, 대다수 암 환자들이 내년부터 아무런 대책이나 유예기간 없이 3주에 30만원에서 도로 570만원을 지출하면서 치료를 받아야할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이를 연 단위로 환산하면 대략 연 1억에 가까운 비용을 지출해야 치료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측에서는 이 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환자들의 불만, 이 제도를 시행하지 않고 있는 일부 병원의 불만과 재정건전성 등을 이유로 더 이상 시행이 곤란하다고 합니다.

아래 링크에 있는 기사와 환자의 입장, 국민청원 등을 읽으면 더 자세한 상황을 알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제약사의 지나친 고가 책정, 경직된 보험 제도, 정부 무책임한 정책 집행 등의 요소가 상황을 이 지경으로 만든 것이라 생각됩니다. 신약이 효과는 탁월하지만 가격이 지나치게 높은데 현행 보험 제도로는 이러한 트렌드가 적극적으로 반영이 되지 못하고 있으며, 환자의 치료 중단, 죽음도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정책을 바꿔버리는 이해할 수 없는 행정 운영 등이 어우러진 환장의 콜라보라고 생각됩니다.

처음부터 주지 않는것이라면 모를까, 줬다 뺏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납득하지 못하며 처음부터 안하는 것만 못한 최악의 반응을 불러오기 때문에 이러한 복지 정책을 구상할때는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물론 충분히 검증된 치료제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보험으로 묶여있는 보험 정책이 근본적인 문제이기는 합니다. 진작에 보험 처리 되었어야 할 치료제가 여전히 비보험으로 묶여있는데 ‘신포괄수가제’라는 이름으로 선심 쓰는것마냥 포장하여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위의 심평원 입장으로 이해해보면, 지지율에 연연해 감당하지 못할 정책을 짜놓고서는 이제 자신들의 임기는 얼마 남지 않았으므로 “내 알바 아니다” 하면서 거하게 똥싸고 다음 정부에서 치우라는 뜻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적어도 갑작스런 경제적 충격에 대비할 수 있는 수단이라도 마련해줬어야 합니다. 30만원이 한순간에 19배 불어난 570만원이 된다면 누가 납득할 수 있을까요? 줬다 뺏는 복지정책은 어떤식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행정 자체의 실패입니다. 한 번 복지가 시행되면 지속적으로 시행되어야 하며 이를 수행하지 못한 책임은 오로지 행정 집행자인 정부한테 있다고 생각됩니다.

더 큰 문제는 암은 희귀 질환이 아니라는 것에 있습니다.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는 암환자가 대부분이며 걸릴 수 있는 요인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주변에 환자를 찾는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당장 저도 상대적으로 경증에 일반적인 암과는 다른 희귀 질환이지만 암과 비슷한 질병을 앓은 적이 있기 때문에 이게 먼나라,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되지도 않습니다.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받으면 생명 유지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잘못된 정책 집행으로 치료 기회를 놓친 채 많은 암환자들이 고통 속에서 죽어가게 될 처지가 되었습니다. 안락사도 성에 차지 않는지 ‘전국민의 고통사’를 이루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것도 같아 소름이 끼치기도 합니다.

‘신포괄수가제’ 개정안을 당장 취소하고 환자들도 납득할 수 있는 방안을 다방면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암 환자도 대한민국 국민이며 정부는 이러한 국민을 죽음으로부터 보호할 의무가 있습니다. 개정안이 그대로 시행된다면 그동안 수많은 실책들로도 모자라 국민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정부로 평생 ‘기억’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유튜브 영상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게 국민 청원을 하는 것밖에 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무언가에 얻어맞은것처럼 가슴이 철렁거렸습니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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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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